
[한국제일신문, 윤진성기자] 전남대학교 전남광주인문사회연구원 로컬리티상생연구소(소장 최유준)는 지난 10월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전남대학교와 광주 일원에서 열린 故 김민기 타계 2주기 기념 공동학술대회 '사운드, 미디어, 그리고 장소: ‘공공음악(public music)’의 미학적 조건'을 성황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감성인문학회, 한국미학예술학회, 로컬리티상생연구소, 5·18기념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1970~90년대 한국 사회문화운동의 중요한 흐름을 형성했던 김민기의 음악과 예술적 실천을 오늘날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김민기의 음악을 개인의 창작물이나 대중문화의 산물로만 바라보지 않고, 사람들이 공동의 기억과 감정을 형성하고 사회적 연대를 실천하는 매개로서 음악이 지닌 공공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학술대회 첫날인 17일에는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1호관 김남주 기념홀에서 ‘공공음악의 예술적 토대’, ‘사운드와 아카이브’, ‘미디어와 커뮤니티’를 주제로 세 개의 세션이 진행됐다. 음악학, 미학, 철학, 문화연구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을 비롯하여 예술행정가, 음악평론가, 시민, 학생 등 폭넓은 범위의 참여자들이 함께 김민기의 음악을 중심으로 소리와 장소, 공동체와 민주주의의 관계를 다각도로 논의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하선규 홍익대학교 교수가 '‘공공음악‘의 미학사적 성찰과 전망'을, 최유준 전남대학교 교수가 '‘공공음악‘의 (불)가능성: 김민기라는 레퍼런스'를 주제로 발표했다. 두 발표는 음악의 공공성을 둘러싼 미학적·철학적 문제를 검토하고, 김민기의 예술적 실천을 통해 기존의 제도적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음악적 공공성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김경화 한양대학교 교수가 '공공성은 어떻게 들리는가?: 듣는 몸, 사회적 공간, 그리고 사운드 아트'와 신예술 음악평론가의 '역사를 소리내기: 근현대사를 호출하는 최근의 사운드 작업들'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소리와 기록, 신체와 사회적 공간의 관계를 살펴보고, 음악적 경험이 개인의 감상을 넘어 공동의 기억과 감각을 형성하는 과정을 논의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한재섭 광주독립영화관장이 '저항과 기념 사이에서, 공공음악의 가능성: 5·18 이후 미합법 음악 실천'을, 이예지 연구자가 '돌아간 이와 함께 음악하기: 세월호, 노래 그리고 김민기'를 발표했다. 두 발표는 5·18민주화운동과 세월호 참사 등 한국 현대사의 역사적 경험을 중심으로 음악이 저항과 추모, 기억과 연대의 매개로 작동해 온 양상을 조명했다.
각 세션의 발표 이후에는 ‘공공음악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라운드 테이블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음악이 사회적 갈등과 차이를 넘어 공동의 감각을 형성할 수 있는지, 그리고 예술적 실천이 어떻게 공공성을 획득하고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을 논의했다. 특히 ‘공공음악’을 이미 완성된 장르나 개념으로 규정하기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소리와 음악을 매개로 만나고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실천으로 이해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둘째 날인 18일에는 전남대학교 민주길과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등을 둘러보는 답사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광주의 민주화 운동과 문화예술의 기억이 축적된 장소들을 살펴보며, 학술대회에서 논의한 음악과 장소, 역사적 기억과 공공성의 관계를 지역과 예술의 현장에서 되짚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학술대회는 김민기의 음악과 활동을 추모하고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가 남긴 예술적 실천을 통해 오늘날 음악과 민주주의, 공동체와 공공성의 관계를 새롭게 사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유준 로컬리티상생연구소 소장은 “공공음악은 새롭게 발명해야 할 장르라기보다 우리가 이미 경험해 왔지만 미처 이름 붙이지 못했던 음악의 공공적 실천을 환기하는 개념”이라며, “이번 학술대회가 노래와 소리가 타자와의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감성적 토대가 될 수 있는지를 함께 묻는 자리가 되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전남대학교 로컬리티상생연구소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제기된 논의를 바탕으로 지역과 장소에 축적된 역사적 기억, 문화예술의 공공적 실천, 공동체 형성의 문제를 연결하는 로컬리티 상생 모델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학술적 교류를 이어갈 계획이다.
[보도자료출처: 전남대학교]